1.
처음으로 달비라와 이렇게 깊은 지하에 순찰을 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비라? 달비라, 어디 있어?
달비라: 무슨 일이야.
으악! 깜짝이야!
도대체 어디 갔었어? 한참을 찾았잖아.
방금 이상한 소리를 들었어.
앗, 어디 가. 나 정말 들었다니까...
달비라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듯한 모습을 하고는 제멋대로 가버렸다.
ㅡ
2.
암흑 속에서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시체를 처리할 방법은 찾았나?
청년: 그럼ㅡㅡ 그들을 먹어버리자.
???: 그렇게 말할 줄 알았지. 그럼 감사히 받도록 하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울린 후... 어둠 속에서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악마가 제물을 갉아먹을 때, 한 젊은이가 발치로 굴러온 해골을 시시하다는 듯이 걷어찼다.
해골은 데구르르 소리와 함께 어둠 속으로 굴러갔다.
ㅡ
포럼: 요즘 거리가 조금...
최근 거리에 사람이 많이 적어졌습니다. 심지어 구걸하는 거지들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그녀석이 너무 불쌍합니다. 어디로 간 거죠?
그가 아무 일 없길 바랍니다.
(확인 후)
앗, 저 부랑자 어디서 본 것 같아.
예전에 달비라와 순찰한 곳에서 본 적이 있어.
달비라가 무슨 단서를 찾지 않았을까.
물론 가장 중요한 점은... 나를 거들떠보려나 하는 것이지...
ㅡ
3. 수색
달비라~ 달비라? 여기 있어?
달비라: ... 시끄러워 죽겠군. (시끄러워, 무슨 일인데.)
앗! 여기 있었구나! 이걸 좀 봐봐.
전술 단말기의 뉴스를 달비라에게 보여줬다.
그때 우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잖아.
달비라: ...아마 저기 근처에 가려진 흑문이 있을 거야. 이건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지.(그 에리어의 어딘가에 흑문이 있겠지. 대수로운 일은 아냐.)
하지만 이곳은 그때 우리가 순찰했던 곳이야. 그런데 실종된 사람이 있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아?
달비라: 하나도 안 이상해. 아마 그들은 스스로 떠났을 거야.(아니, 이상하진 않아. 자발적으로 떠났을지도 모르고.)
사람이 생활했더 곳이라면 반드시 흔적이 남기 마련이야. 그렇게 철저하게 사라질 리는 없어!
그 주변을 다시 조사해볼 필요가 있어!
달비라: ...됐다. 네가 그렇게까지 고집부리겠다면 마음대로 해라. (...뭐 됐다. 그렇게까지 신경쓰인다면.)
달비라는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몸에서 검은색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곧 양의 뿔이 나 있ㄴ는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즈라엘: 안녕, 달비라. 새로운 제물이 또 생긴 건가. (안녕, 달비라. 또 새로운 제물인가?)
달비라: 찾아라, 분명히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것이다. 네가 찾는다면 네 것이 되는 거겠지.(찾아,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거다. 찾으면 네게 맡기지.)
아즈라엘: 넌 정말이지 후하다, 나의 친구. 히히히- (씀씀이 좋군, 나의 친구여.)
얼굴에 양의 뿔이 달린 악마가 사라졌다.
저건 너의 신기가 맞지? 어디로 간 거야?
달비라: 녀석은 어둠이 드리운 모든 곳에 잠입할 수 있지. 어떤 정보든 알게 된다면 우리에게 알려줄 거야.
(녀석은 어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잠입할 수 잇어. 뭔가 발견하면 우리에게 알려줄 거야.)
그... 그럼 우리도 다른 곳을 찾아보자.
그런데 이때, 발밑의 땅이 갑자기 흔들렸다. 마치 무언가가 지면을 뚫고 나오려는 것 같았다.
달비라: ... (으읏.)
흔들림은 점점 격렬해졌고 두 사람이 서 있던 도로에 금이 갔다.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정체불명의 물체들이 도로면을 뚫고 튀어나왔다.
떨어진 것들을 자세히 보니 사지의 찌꺼기들을 감싼 옷가지들이었다.
...!!! 윽... 이, 이게 뭐야!
달비라: 이게 바로 당신이 찾던 물건이야.(이게 네가 찾고 있던 물건이겠지.)
달비라: 흠, 그가 영원히 실종되는 게 더 좋았겠는데. (흠, 영원히 행방불명인 쪽이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는데.)
......
선택지: 이건 너무 매정한 것 같아(선택) / 네 말이 맞아.
달비라: 연민과 동정이 이 사람들 되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의 환상 속에서 살게 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음성 빨라서 못 들음 ㅅㅂ)
달비라: 너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어차피 너도 그렇게 생각할 텐데)
나,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이건... 너무 매정하잖아!
달비라: 네 마음대로 생각해라. (좋을 대로 해.) 돌아왔군, 아즈라엘이여.(돌아와, 아즈라엘.)
달비라가 자신의 악마를 불렀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
그들의 대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즈라엘: 왜 이렇게 빨라, 아직 다 먹지도 못했는데. (너무 빠르지 않아? 아직 부족한데.)
달비라: 여기는 이제 더이상 너의 식당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라.(여긴 너를 위한 식당이 아냐. 적당히 해라.)
아즈라엘: 그래, 그래. (알았다.)
악마가 말을 하며 희미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지휘사를 향해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식당?
생각만 해도 소름돋는다.
...이봐, 아니겠지! 설마 저 악마가...!!
ㅡ
포럼: 공중도덕은 어디에?
우리 집 입구에 먹고 남은 뼈다귀 버리는 놈들 도대체 뭐야!
길까지 막잖아, 정말 재수없어!
(확인 후)
...그 사람과 똑같은 잔해야. 그곳 주변에도 흑문과 몬스터가 남아 있는 건가...
제길, 달비라한테 제대로 물어봐야겠어!
ㅡ
4.검증
달비라와 오랜만에 함께 순찰을 했다. 그는 여전히 신출귀몰했고, 그를 부르지 않으면 나타나지도 않았다.
달비라... 달비라?
달비라: ...무슨 일이야. (뭐야.)
너 정말 끝까지 따라다니는구나.
달비라: ... (한숨)
"지루하군"이라고 말하듯 내 단말기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 뉴스에 대해 뭐 할 말 없어?
달비라: 너는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지? (너는 뭘 듣고 싶지?)
그날... 나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 먹는 소리를 들었지만 너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어.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희생자의 시체를 발견했고...
너는 내가 너의 악마를 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녀석을 마음대로 풀어뒀어.
왜? 나는 네 지휘사이지 않나? 나에게도 말해줄 수 없는 비밀이 있는 건가?
달비라: 이런 일을 설명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걸 설명해도 의미가 없어.)
오해를 샀다 해도 뭐 어때, 내게 무슨 영향이 있나? (오해가 생겼다 해도 이쪽은 곤란하지 않고.)
확실히 없을 거야. 그럼 확실히 거들떠볼 필요가 없는데... (곤란한 일이 없다면 신경쓰지 않아도.)
시작부터 상대방이 절대로 자신을 알지 못한다고 그와의 교류를 포기해버리면, 그야말로 정말 아무 의미 없는 거지!
달비라: ...하, 신경쓰인다면 네가 직접 진실을 파헤쳐 봐. 내게 묻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네가 말해준다고 해서 네가 믿기라도 할 거냐?
(하, 신경쓰인다면 네가 직접 진실을 파헤쳐라. (이 뒷말 못들음ㅅㅂ)
선택지-난 널 믿어(선택) / 나는 너를 의심하고 있어(공략 실패)
달비라: 재밌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믿는다고? (재밌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겠다는 거냐?)
그렇다면 말해주지, 내가 한 게 아니야. 이게 다야.(그럼 가르쳐주지. 저지른 건 내가 아냐. 이상이다.)
잠깐만...!
눈 깜짝할 사이에 달비라가 사라져 버렸다.
아즈라엘: 푸흐흐흐, 순진한 녀석. 달비라를 그만 쫓아다니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 아님 내가 너의 영혼도 먹어버릴 테니.(푸흐흐흐흐흐, 순진한 녀석. 어서 달비라한테서 떨어져라. 돌아가라고. 아니면 네녀석의 영혼마저 집어삼켜주마.)
달비라: 너는 뭘 그리 꾸물대는 거지? 빨리 따라와. (뭘 꿈지럭대고 있어, 간다.)
아즈라엘: 간다, 가. 푸흐흐흐. (네, 네. 크흐흐흐흐흐흐.)
여, 꼬맹이. 내가 경고했지. 달비라에게서 떨어지라고. 따라오지 마, 푸흐흐흐...(어이, 꼬마. 분명히 경고했다. 달비라에게서 떨어지라고. 따라오지 마. 흐흐흐흐...)
...뭐야...저건.
ㅡ
5. 악마
전술 단말기에 표시된 위치를 따라 이곳으로 왔다...
극도로 은폐된 어두운 곳에서 몬스터들의 파티를 중단시켰다.
파티에 난입한 것은 가냘픈 몸매의 남자였다. 산양 같은 가면과 날카로운 갑옷, 어떻게 봐도 나쁜 사람 같았다.
몬스터들은 반쯤 씹은 인간의 시체를 내려놓고, 이 침입자를 둘러싸 공격하기 시작했다!
몬스터: 먹자, 먹어버리자! 놈은 혼자다! 함께 먹어치우자!
아즈라엘: 정말 맛도 모르는 식객들이군, 이 저급한 쓰레기들아!
주변의 짙은 검은 안개가 몬스터의 능력을 강화하고 있었다. 악마가 있기에 가장 좋은 곳이 되었다.
검은 악마는 음흉하게 웃으며 지하의 어둠 속을 움직였다. 날카로운 염소 가면은 몬스터의 몸체와 영혼을 찢어갈겼다.
그리고는 찢어진 조각들을 집어삼켰다.
메마른 신체가 영혼의 자양분을 받으니, 말라붙은 호수가 단비를 구걸하는 것 같았다.
산양 같은 악마의 가면은 그의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달비라는 인정하지 않았다. 가면 뒤의 그는 이미...
아즈라엘: 이 잔해들을 삼켜. 아주 맛있고, 기분 좋고, 흥분될 거야. 웃고 있군, 나의 친구.
달비라: ...
아즈라엘: 계속해서, 더 깊숙히 들어가자... (자, 계속 가자고. 좀 더, 깊은 곳으로...)
악마의 낮은 목소리에 달비라는 더욱 깊숙한 곳으로 걸어갔다.
악마는 몬스터를 잡아먹는다. 몬스터는 살아있는 것을 잡아먹는다. 악마는 영혼을 잡아먹는다.
여기는 어디일까? 이제 상관없다. 지금 얼마나 깊은 흑문 속으로 들어온 걸까? 이것도 알고 싶지 않다.
나는 그저 강렬하게, 그리고 절박하게 몬스터들을 쫓고 싶다. 그 날뛰는 더러운 영혼들을 쫓아 내 뱃속으로 넣고 싶을 뿐이다.
???: ...달비라...
???: ...달비라!!
달비라: ...!!!
눈앞의 장면이 갑자기 선명해지고, 주위에는 몬스터 한 마리도 없었다. 산양 가면은 마지막 남은 인간의 목숨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드디어 깨어났구나!
달비라: 네가 어떻게... 이런 곳에 오게 된 거지... (왜, 네가... 여기에.)
나더러 혼자 진상을 파헤치라고 해서 따라왔어.
너... 괜찮아? 방금 넌 이성을 잃은 것 같던데.
달비라: ...아. 그럼, 내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맙군. (...아, 덕분에. 제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고마워.)
나를 피할 필요 없어. 네가 해치운 건 몬스터고, 몬스터의 시체를 악마에게 먹인 거였어.
사람들이 실종된 건 이곳의 흑문과 몬스터의 짓이고. 넌 너의 임무를 수행했을 뿐 잘못이 없어.
달비라: ...하. 하지만 넌 내가 살육하는 모습을 봤지. (하지만, 내가 몬스터를 죽이는 모습을 봤겠지.)
살육은 내게 즐거움을 가져다 줘. 나는 몬스터를 집어삼키면 더 강한 힘을 얻지.(나에게 있어 살육은 매우 유쾌한 거야. 몬스터를 삼킬수록 강해지지.)
달비라: 나는 한 번 살육을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잊게 돼. 주위에 있는 모든 적이 다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아.(일단 한 번 시작하면, 아무것도 개의치 않고 적을 섬멸할 때까지 멈추지 않아.)
달비라: 방금 내가 너를 죽이려 하지 않았나? 이런 내가 몬스터와 다를 게 뭐가 있지? (아까도 너를 죽이려고 했어. 이런 나는, 몬스터와 전혀 다르지 않아.)
달비라: 어찌됐든, 내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맙군. 하지만 고마워하는 것도 여기까지다. (아무튼 나를 정신이 들게 해 줘서 고맙다. 이 이상은 없어.)
달비라: 너는 그저 지휘사의 일을 잘 수행해 나가라. 나를 하나의 도구와 무기로 여겨 사용하면 된다. (앞으로도 대장으로서의 일에 전념해라. 나를 하나의 도구, 하나의 무기로 사용해서.)
달비라: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막으려고도 하지 마라.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막지 마라.)
...이봐!
아즈라엘: 푸흐흐흐... 순진한 놈. 난 네게 경고했다. 달비라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달비라한테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아즈라엘: 아까는 정말 아쉽군. 바로 죽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달비라가 일찍 깨어나서, 내가 너의 목을 물어뜯지 못했군.(네놈의 목을 물기 전에 달비라가 정신을 차렸군, 아까운데, 네놈을 죽였다면 좋았을 걸.)
............!!!
악마는 무서운 말들을 남긴 채 떠났다.
만약 달비라와 더 가까워진다면... 분명히 그 악마의 공격을 받겠지.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ㅡ
6. 암귀
달비라... 달비라?
달비라: ...내가 말하지 않았나,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나를 부르지 말라고. (...말했지. 용건 없으면 날 부르지 마.)
앗, 역시 있었구나!
달비라: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왜 나를 따라오려 하는 거지? (너, 제정신이야? 왜 따라오는 거지.)
빨리 손 줘봐. 음. 역시 요즘 정화를 안 했더니 상처가 많이 생겼어.
달비라: ...필요없어. (쓸데없는 짓이야.)
안돼, 너 요즘 계속 흑문을 소탕했잖아. 이대로 가다간 더 싸울 수 없게 돼. 빨리 이리 내.
아즈라엘: 거기 꼬맹아, 달비라는 다른 사람이 건드리는 거 안 좋아해. 스스로 망신당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어이, 꼬마. 달비라는 남이랑 닿는 걸 싫어하니까, 적당히 하시지.)
달비라의 몸은 나만 건드릴 수 있다고. 푸흐흐흐... (달비라의 몸을 건드릴 수 있는 건 나 뿐이니까. 푸흐흐흐...)
달비라: 됐다, 이리 와라. (...뭐, 됐어. 와라.)
아즈라엘: 뭐야 뭐야, 다른 사람이 너의 몸에 손을 대게 하다니.(웃, 뭐야. 남한테 자신의 몸에 손대게 할 생각이냐.)
달비라: 닥쳐라, 악마놈.
아즈라엘: 아, 달비라도 반항기에 접어든 건가. 정말 슬프군. (달비라에게도 반항기가 왔나... 슬프구만.)
하지만... 과거든 미래든 이 세상에서 나만큼 너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아야 해.(하지만... 알고 있겠지. 이 세계에는 나만큼 너를 좋아하는 녀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과거에도, 미래에도.) 나는 너, 너는 나. 그래서ㅡ
악마가 갑자기 다가왔다.
아즈라엘: 이 녀석은, 없어도 돼!(이런 놈에게 볼일은 없어!)
.....!!
아즈라엘: 감히 나를 막다니!! (잘도, 이 나를...!)
달비라: ...닥쳐.
아즈라엘: 내가 바로 너의 무기야! 너의 영혼! 너의 반쪽! (나는 네 일부야! 네 영혼, 네 반신이야!)
아즈라엘: 이봐, 혹시 기억 못 하는 건 아니지. 눈 앞에서 참사가 일어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네가 나를 받아들이고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네 표정은 얼마나 흥분되어있었는지 말이야. (기억하겠지, 피해가지 못할 참극을 목격했던 네가 나를 만난 걸! 기뻐했지, 나를 받아들였을 때, 흥분했었을 텐데?)
달비라: 닥쳐, 닥치라고!
아즈라엘: 그녀가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다니, 너를 원래 아무 힘도 없던 아이로 돌려놓고 싶어.(놈은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하고 있어, 너를 예전의 무력한 어린애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아즈라엘: 너는 이렇게 하기 싫잖아. 넌 내가 필요해. 우리가 함께 있으면 무서울 게 없잖아.(그건 네가 바란 게 아니잖아? 너에겐 내가 필요해. 나와 함께라면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달비라: ...됐어, 더이상 말하지 마. 난 냉정을 좀 찾아야겠어. (됐어, 아무것도 말하지 마. 조금 생각하고 싶어.)
너도 오지 마! (너도 따라오지 마.)
아...
달비라는 유유히 떠났다.
...이런 악마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니, 정말 최악인 것 같다.
내가 또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ㅡ
7. 각성 (여긴 제대로 못들었습니다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다. 계속해서 살육했다.
흑문의 몬스터들이 산산조각 난 채로 악마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미 지쳐버렸지만 멈출 수 없다.
몬스터의 파편을 삼킬수록 악마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살육을 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환희가 솟아났다.
그냥 이대로 깊이 빠져버리면 좋겠다.
달비라: ...
아즈라엘: 왜 멈춰? 계속해서 들어가야지. 앞에 아직 많은 흑문과 몬스터가 남아있다고. (왜 멈추지? 계속해야지. 앞에 흑문이 많이 있어, 몬스터가 남아있다고.)
달비라: ...나도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왜 항상 그렇게 많은 흑문과 몬스터가 있는지, 마치 누가 일부러 그 몬스터들을 가두고 기르는 것 같다.
아즈라엘: 기왕 너에게 들켰으니, 인정할게. 나야, 나. (가르쳐주지, 저지른 건 나다.)
달비라: ...그래, 정말 너군. (그랬나. 역시 너였나.)
달비라가 악마를 거칠게 잡았다.
달비라: 네가 도대체 언제ㅡㅡ! (어느 틈에!)
아즈라엘: 잠깐, 잠깐, 너무 거칠잖아.
그렇지, 빙의가 되면 너에게 기억이 전혀 남지 않으니. 내가 언제 너의 몸을 사용해서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겠네. 푸흐흐흐...
그런데 나는 우리 두 사람을 위해서 그런 거잖아.
그 순진한 녀석이 너의 주인이 된 후, 네가 다시는 영혼을 사냥하지 않았잖아.
근데 악마는 영혼을 섭취하지 못하면 점점 약해진다고, 그래서 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근데 나는 살인은 하지 않았어, 그저 떠돌이에게 따뜻한 대피소를 소개해주고, 그의 시체를 이용해 몬스터를 모은 것 뿐이야!
봐라, 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 계약을 위반하는 짓도 안 하고...
스스로 모든 것을 즐겼지!
달비라가 팔을 당길수록 악마를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달비라: 넌 나를 속였다.
아즈라엘: 다 너를 위한 거잖아...! 잠깐, 이거 놔, 어서!
달비라: 이미 늦었다.
아즈라엘: 너, 너 정말로 나를 한번 더 죽일 셈이야? 웃기지 마!
분명 그 자식 때문일 거야, 멍청아, 내가 진작 말했지. 그녀와 가까이 지내면 안 된다고, 내가 그 자식을 죽여버릴 거야!
달비라: 꺼져라!!
악마는 바버둥치기 시작했고, 악마의 몸에서 검은 안개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아즈라엘: 저 자식을 먹어버릴 거야, 저 자식을 먹을 거라고! 너를 삼킬 거다!
왜, 우리 여태 즐겁게 지내고 있는 거 아니었어? 왜 나를 거절하는 거냐, 계속해서 타락하는 게 우리의 미래잖아!
힘을 원하는 거 아니었나,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다고!
멈춰, 나를 없애지 마, 내가 죽으면 너도 주겅! 지옥에 떨어질 셈이냐!
달비라의 몸은 짙게 드리운 검은 안개에 의해 삼켜졌고, 그의 산양 가면이 벌어져 틈이 생겼다.
달비라: 나는 일찍부터 지옥에 있었다.
달비라... 달비라!?
검은 안개가 자욱한 지하공간이 눈앞에 있다.
달비라는 그의 악마와 대치하고 있었고, 몸은 날카로운 칼에 베여 금방이라도 검은 안개에 먹힐 것 같았다.
잠깐, 잠깐만. 그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를 도울 수 있는, 그런 게 없을까.
그래. 이 상황은 신기사의 환력이 폭주할 때와 비슷해.
지휘사의 힘이라면 제어할 수 있을 거야.
지휘사와 신기사의 약속에 따라 모든 힘을 중앙에 있는 달비라에게 쏟아붓는 거야.
제발, 지휘사가 이런 상황에서 발목을 잡을 순 없어!
암흑과는 전혀 다른 힘이 눈앞의 검은 안개를 휘젓기 시작했다.
뭐랄까...
마치 검은색 잉크 속에 백린이 떨어진 것처럼 갑자기 하얀색 빛이 검은 안개 위에 나타나 번지기 시작했다...
...
............
달비라: ...이봐, 너! 아직 살아있는 건가? 이봐, 일어나 봐ㅡㅡ(어이, 살아있나.)
...끄어어어억!!
달비라: ...아직 살아있군.
달비라는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너... 괜찮아?
달비라: ...하. 드디어 이해가 되는군. 신기사는 지휘사가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말이야.
내가 이겼어. 이게 그 결과다. 이제부터 아즈라엘은 내게 완벽하게 복종할 것이고, 나에 의해 사용될 것이다.
그... 그거 참 잘 됐네.
달비라: 너는 줗은 주인이 될 수 있을 거다. 내가 너를 인정했다.
달비라!
달비라: ...?
나, 난 네 동료가 되고 싶어! 주인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서로 의지하는 동료!
달비라: ...
달비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떠났다.
달비라: "이미 너무 늦었어."